갤러리
베름빡 글판 세 번째
목계장터
신경림
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
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
청룡 흑룡 흩어져 비 개인 나루
잡초나 일깨우는 잔바람이 되라네
뱃길이라 서울 사흘 목계나루에
아흐레 나흘 찾아 박가분 파는
가을볕도 서러운 방물장수 되라네
산은 날더러 들꽃이 되라 하고
강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
산서리 맵차거든 풀 속에 얼굴 묻고
물여울 모질거든 바위 뒤에 붙으라네
민물새우 끓어 넘는 토방 툇마루
석삼년에 한 이레쯤 천치로 변해
짐 부리고 앉아 쉬는 떠돌이가 되라네
하늘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고
산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
* 신경림 시인은 1936년 4월 6일 충주시 노은면에서 태어나 2024년 5월 22일 암투병 중 작고하였습니다.
대한민국 대표 시인으로 민중의 소박하고 역동적인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노래했습니다.
대표작으로 <농무>, <갈대>, <가난한 사랑노래> 등이 있습니다.
2025년 5월 22일(목) 오전 10시, 노은면 신경림 시인 묘소 등지에서 <신경림 시인 추모문학제>가 열립니다.
5월 22일은 신경림문학제추진위원회에서 주최하는 신경림 시인 1주기 추모식에 함께해 주시거나
신경림 시인이 남기신 아름다운 시들을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요?
신경림 시인은 가난조차 아름답게 그렸는데요, 선생의 시에서
가난이 아름다운 건 힘듦에도 불구하고 서로 바라봐 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.
여러분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을 한 번 더 눈에 담아보시기를,
실은 그가 얼마나 따뜻한 체온을 가진 사람인지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.